시놉시스
새벽과 아침의 경계, 대략 첫차가 다니기 시작할 무렵. 선량한 인물 여섯이 아침을 맞으며 각자 목적지를 향해 여섯 대의 버스에 탑승한다. 그렇지만 쿠과광.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들은 얼토당토아니한 곳에 떨어져 모여버리고 마는데, 이는 바로 어디를 달리는 버스인지, 또 어디로 달리는 버스인지도 알 길이 없는 괴상망측 옴니버스. ”아니 이게 어찌 된 일이람!” 실낱 같은 단서들로 맞추어가는 1050원 곱하기 여섯, 도합 6300원 옴니버스 투어. 행운을 빈다 선량한 자들이여.
기획의도
허겁지겁 막차에 올라타고 가슴을 쓸어 내린다.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드디어 오늘 하루 최초의 안도감을 느낀다. 딱히 아름다운 순간이나 의미 있는 사건이 일어났던 것은 아니지만, 오늘도 어쨌든 나에 나를 한 줌 더 얹은 것 같아서 이만하면 괜찮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진동하는 버스 창에 머리를 처박고 나로 빠져 들다가, 한 번은 앞자리에 앉은 사람의 한 줌, 저 앞에 선 사람의 한 줌의 무게에 대해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이들 한 줌 한 줌이 더해진 무게를 떠받치고 버스를 앞으로 밀어내는 엔진에까지 미쳤던 생각이 다시 되돌아왔다. 모두의 무게, 각자의 무게, 더해지고 다시 분리되는 순간은 늘 반복되고, 언제고 반복될 것이다.
경계가 뚜렷해지는 순간 우리는 각자의 방에서 신음하고 침잠하고 노래한다. 다른 이의 소리가 들려오는 순간 나를 가둔 방은 사라지고 우리는 서로를 마주하고 있다. 그리고 다시 찾아오는 침묵. 그러나 이 침묵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을 안다, 믿는다. 끝없이 굴러가고 있는 것은 내가 인지할 수 없는 총체로서의 세계임을 어렴풋이 알 것 같다. 그 속에서 단지 하나의 점으로 존재하는 나는 세계가 끊임없이 총체와 편린의 두 얼굴을 바꿔대는 모습을 지켜보는 동안 희미하게 들려오는 당신의 노래 때문에 미치지 않을 수 있다.
출연 및 제작
출연 고동식 나성현 박수경 심온 이은송 정재윤 조우희
목소리 김민정 류효은
무대미술+영상 이승재
무대미술+조명 한솔
무대감독 박경식
음향 노지윤 이동호
의상+소품 최한라
극작+연출 송이원
조연출 정동식
드라마터그 성지은
기획 김혁
제16회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참가작